1.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김호연 에세이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김호연 에세이 : 오늘 소개하는 책은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제목의 소설로 얼어붙은 국내 출판 시장에서도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김호연 소설가의 에세이다.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는 불편한 편의점과 최신작 나의 돈키호테를 쓰기 전 시기에 스페인 마드리드에 체류했던 3개월 간 있었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책은 파우스터라는 작품을 출간했지만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방황하는 작가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20여 년간 글을 써온 전업 작가이지만 과연 앞으로도 글을 쓸 수 있을까(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을까) 고심한다. 포기하려던 순간 그에게 스페인 마드리드에 3개월 동안 체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김호연 에세이. 마드리드 광장에서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이 석양을 배경으로 서 있다. 돈키호테는 말 위에, 산초는 당나귀 위에 앉아 황금빛 하늘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돈키호테와 산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2.불편한 편의점 작가의 스페인 체류기

낮선 이국땅에서의 생활은 당연히 어색하게 시작되지만 금세 적응하는 듯하다. 평소 걷기를 하며 작품 구상을 한다는 작가답게 스페인에서도 산책을 먼저 시작한다. 스페인 고전 돈키호테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바람대로 그는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의 자취를 찾아다닌다. 그가 태어난 생가에도 가고, 그가 갇혀 있었던 감옥 앞도 찾아간다. 돈키호테에 대해 머리만이 아닌 몸과 가슴으로 이해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뿐만아니라 여러 미술관을 찾아다니며 옛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언뜻 생각하기에 미술 작품이 세르반테스나 돈키호테와는 무관한 듯 보이지만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 역시 글을 쓰는 영감을 얻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어디까지나 글을 쓰기 위해 떠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지만 마드리드 이곳저곳의 풍경과 먹거리 등에 대한 내용도 많아 마치 작가와 함께 여행을 떠난 기분도 든다. 그렇게 이곳에서 보낸 작가의 3개월은 불편한 편의점 1, 2편을 지나 나의 돈키호테라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김호연의 장편소설 나의 돈키호테 책 표지가 보인다. 책상과 선반에 책, 사진, 장난감 자동차가 놓여 있는 따뜻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장편소설 나의 돈키호테

3.김호연 작가의 작품들

김호연 작가의 작품 다섯 권의 책 표지가 나란히 놓여 있다. 불피, 피자, 나의 돈키호테, 망원동 브라더스, 파우스터의 다채로운 일러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호연 작가의 작품들

나는 그동안 출간된 김호연 작가의 책을 거의 다 읽었다. 순문학보다 대중문학을 선호하는 나에게 그의 작품은 늘 편히 읽혔다. ‘찌질한’ 네 남자의 옥탑방 동거 이야기 망원동 브라더스는 드라마 한 편을 본 듯한 재미를 줬고, 아이러니한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에서는 뭉클한 감동과 반전이 담긴 이야기가 즐거웠다. 죽은 여자친구의 유골을 두고 두 남자가 티격태격하는 연적도, 그 시절 비디오가게의 추억과 돈키호테가 만난 나의 돈키호테도 기억에 남는다.

오늘 소개한 이 책을 포함해 작가가 쓴 여러 에세이 역시 다 읽었는데 작품의 비하인드와 작가가 평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작품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지금도 어디선가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을 작가를 응원하며 조만간 새 책으로 만나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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